1월의 책
2월이라니. 그야말로 충격의 도가니탕이다.
난 아직 새해계획도 못세웠다구ㅠㅠ


1. 첫 문장 못 쓰는 남자

아주아쥬아주 웃겨서 떼굴떼굴 아이고 배꼽이야 이런 유머는 아니지만 겁나 재밌다-_-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전형적인 유럽 조크. 작년에 읽었던 북극허풍담과 유사한 느낌의 조크인데 첫 문장 못 쓰는 남자가 더 날선 느낌적 느낌.

단편모음인 것도 북극 허풍담이랑 유사하다. 북극 허풍담은 캐릭터들이 겹쳐서 북극이란 하나의 세계를 이루고 살고, 첫 문장 에서는 피에르 굴드라는 이름을 가진 다른 캐릭터가 반복되어서 등장한다는 점이 공통점이자 차이점.

거짓말 주식회사라는 단편에서 문학이라는 무궁무진한 장르를 개척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빵 터짐 ㅋㅋ 거짓말이 주특기인 인간들이 거짓말을 상품화 시켜서 각종 사기, 협잡, 첩보, 냉전시대까지 섭렵하며 전세계를 주무르다 어느 시점에서 하강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개인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두다시피한) CEO가 복귀해서 하는 말, "여러분 문학은 이제 더 이상 거짓말을 하지 못해 진실만을 말하고 있는 역겨운 상태에 있어요. 우리의 블루오션은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곧이곧대로 써져있는건 아니고 ㅋㅋㅋㅋ


2. 로마인 이야기 4권 & 5권
로마인 이야기를 읽은 이들이 모두 백미라고 하는 카이사르 편!!! 난 한니발 전쟁이 더 재밌었어....
그치만 왜 사람들이 카이사르에게 빠져드는지는 알 것 같다. 난 이번에 로마인 이야기를 읽기 전에는 율리우스 카이사르 = 줄리우스 시저 인지도 몰랐어 ㅋㅋㅋㅋㅋㅋ 여러분 내가 이렇게 상식이 부족한 녀자. 고딩 때 이과라 세계사를 안 배운 녀자.

일단 시오노 나나미(작가)가 카이사르 빠다. 그것도 왕빠순이여. 책이 재미없을래야 재미 없을 수가 없다. 원래 덕후가 되면 몰입도가 쩔 수 밖에 없어. 시오노 나나미는 카이사르빠인만큼 안티클레오파트라임 ㅋㅋ 클레오파트라에 대해 서술한 부분이 카이사르만큼 주관적이다.

그러나 모든 역사가들에게 카이사르는 확실히 흥미를 유발하는 인간인듯. 한 인물이 시대를 바꿨다는 점에서. 시대를 바꾸는건 아무나 하는 게 아니지. 현시대에 시대를 바꾼 인간은 누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스티브 잡스 정도? ㅋㅋㅋ 그러나 카이사르 >>>>>>>>>>>> 잡스인 듯.
시대를 바꾸는 인간은 그 인간의 고유성과 시대성의 합작일 때만 결과를 낳는다. 그러한 인간의 고유성으로 작가가 통찰력과 무언가를 지속하는 의지, 그리고 또 뭐 하나를 꼽았는데-_- 까먹었어-_- 하여간 이걸 모두 갖춘 인간이 카이사르라고 했다. 맞는 얘기인듯.
이런 맥락에서 클레오파트라가 그당시에 그리스어, 라틴어, 이집트 민중 언어 등 3-4개 국어쯤을 했는데 이런 재능(탈렌트)을 가졌다고 지성(인텔리전스)을 가진건 아니라고 평가함.

로마인 이야기를 재밌게 읽는건 로마사 자체가 재밌기도 하지만 시오노 나나미가 인간 군상들을 평가하는 뚜렷한 색깔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주아주 뚜렷하고 확실해. 그 점이 아주 재밌다 ㅋㅋ
쓰다보니 내가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난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도 중립적이고 밋밋한 인간들을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


3. 그리고 1월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 와일드 !!!

미국 녀성이 PCT라고 미국 서부 쪽에 있는 트래킹 코스를 3개월 동안 완주한 얘기. PCT는 멕시코부터 캐나다까지 완전 미국을 세로로 가로지르는 코스지만 작가가 3개월 동안 멕시코부터 캐나다까지 걸은 건 아니고 미국 어디매...즈음을 혼자 걸었다. 캘리포니아를 지나 어디라고 계속 지명이 나오는데, 여러분 내가 세계사만 안 배운게 아니라 세계지리를 안 배움. 기껏 배운 한국지리도 대전과 대구를 헷갈리지 않게 된 게 얼마되지 않은 나란 녀자.

하여간 이 책은 뭐라고 할까, 지하철 안에서 읽으면서 폭풍 눈물을 흘리기를 여러 번했다. 이 책이 딱히 신파는 아냐. 그런데 사람 깊숙한 곳을 건드린다. 이걸 다 읽고 나는 결심했지. 한라산을 가든 지리산을 가든 가자. 걷자.
이런 결단을 절로 하게 만드는 대단한 책이다.

이 책을 추천해 준 회사 분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한라산을 다녀와여겠다고 생각이 들더라는 얘기를 했더니 정확하게 본인이 했던 일이라며 ㅋㅋㅋㅋ 이걸 읽고 배우자와 둘이 한라산을 다녀오셨단다.

여러분 와일드를 읽고 나와 함께 산을 갑시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가면 하루 반나절 다녀오는 등산이 아니라 종주를 하고 싶어진다는 걸 경고한다.

삶이란 얼마나 찬란한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놀라운 책이다. 미국 책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건 원서를 사보고 싶어졌다. 누가 원서 선물 좀 해 줘. 2013년 생일선물 미리 예약한다.


그 외에 읽다가 때려친 책으로 왜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를 뽑는가 (정확한 제목이 이게 아닌듯-.-) 라는 미국 정치에 대한 비문학 책이 있었음. 내가 ㅂㄱㅎ 뽑히고 충격 받아서 빌려왔는데 난 정말 미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없고, 특히 미국 정치!!!! 정말 모르겠다....
예전에도 미국 정치에 대해 낫 놓고 ㄱ자도 몰라서 선거인단 제도에 대한 아주 얇고 쉬운 책을 추천받아 읽었는데 30페이지도 못 읽고 때려쳤어. 이번에도 50페이지도 못 읽고 때려침. 뭔 말인지를 모르것어ㅠㅠ

그러나 프롤로그는 훌륭했다.(=이해했다)
왜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다른 정책을 편다는 게 핵심. 낙태 금지를 위해 투표하고 그 표로 뽑힌 정부는 증여세, 자본이득세를 철폐한다. ㅂㄱㅎ가 복지, 서민을 내세웠지만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똑같다. 가령 ㅂㄱㅎ는 반값 등록금을 하겠다고 하지만 ㅂㄱㅎ의 반값 등록금은 그 내용을 보면 그냥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등록금을 준다는 거야. 등록금 가격을 반으로 내린다는 얘기가 아니지.

쓰다보니 또 좌빨 소리 들을거 같다. 난 좌빨이 아닌데-_-
하여간 미국 정치에 대한 무뇌 수준인 나에게 좋은 입문서 좀 추천해 줬으면 좋겠다능
몰라, 1월의 책은 이걸로 끗. 더 쓰다가는 안 올릴 거 같다-.-

by 아애 | 2013/02/01 21:29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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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ophie at 2013/02/01 21:51
나도 와일드를 읽어봐야겟균. 내가 원서를 사줄테니 넌 나에게 로마인 이야기를 제공하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너랑같이 이과라 세계사와 세계지리를 전혀 모르는여자. 시저가 뭐한 인간인지도ㅁ모른다.
Commented by 아애 at 2013/02/01 23:06
응응 와일드 좋아!! 너 다 읽고 나한테 좀 보내 ㅋㅋㅋㅋ
로마인 이야기는..... 나도 경은이 남편한테 대출해서 읽는 중이라 ㅋㅋㅋㅋ 갱네 집을 가야해 ㅋㅋㅋㅋ
Commented by Sophie at 2013/02/02 06:42
경은이남편이라니 늠 어색
Commented by at 2013/02/02 14:58
*먼나라이웃나라에 시저=카이사르 얘기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데 , 로마인 이야기와 둘다 읽고 사과해라 했던게 아닌게냐 ㅋㅋㅋㅋㅋ

*온나라 정치사에 다 똑같이 무지하므로 꼭 미국정치에 대해 무뇌하다 하여 비난 받을 일은 아닌듯허이. 난 한국근대정치부터 좀 더 알아야겠다능

Commented by at 2013/02/02 14:58
온나라정치사를 다 알수 없으므로로 수정하겠..
Commented by 아애 at 2013/02/02 16:31
비난받는다기보단 개인적으로 궁금하고 알고 싶은데 알 수가 없는 영역 = 미국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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