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ance et avancée
강고한 의지를 장기간에 걸쳐 지속시키려고 하면 아무래도 삶의 방식 그 자체의 퀄리티가 문제가 됩니다. 일단은 만전을 기하며 살아갈 것. '만전을 기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다시 말해 영혼을 담는 '틀'인 육체를 어느 정도 확립하고 그것을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밀고 나가는 것, 이라는 게 나의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많은 경우) 지겨울 만큼 질질 끄는 장기전입니다. 게으름 피우지 않고 육체를 잘 유지해나가는 노력 없이, 의지만을 혹은 영혼만을 전향적으로 강고하게 유지한다는 것은 내가 보기에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인생이란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경향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면 인간은 늦건 빠르건 반드시 다른 한쪽에서 날아오는 보복(혹은 반동)을 받게 됩니다. 한쪽 편으로 기울어진 저울은 필연적으로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육체적인 힘과 정신적인 힘은 말하자면 자동차의 양쪽 두 개의 바퀴입니다. 그것이 번갈아 균형을 잡으며 제 기능을 다할 때, 가장 올바른 방향성과 효과적인 힘이 생겨납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중 

하루키도 아저씨가 되어가는 것 같다. 하루키의 에세이를 쭉 읽다보면 이전에 했던 얘기들이 30년 가까이 지나면서 본인의 신념과 가까운 것이 되고, 그것을 반복해서 힘주어 말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대부분, 대체로 이런 것이겠지. 하지만 말한 것처럼 삶이라는 것은 참 지겨울만큼 장기전일테니까. 30년 정도 살고도 '지난하다'는 말이 무엇일지 알 것 같으니 말이다. 

하지만 저 말에 반박할 수는 없다. 반박은 커녕 오히려 맞는 말이라고 느끼고 있으니까. 삶에 있어서 균형은 중요하고, 특히 육체와 정신의 관계라는 측면에서는 더 그렇다. 방학하고 컨디션이 좋아진 것은 수면시간 확보가 가장 크겠지만, 필라테스를 시작하고 일주일에 두 번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삶이 이번주 들어서야 어느 정도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지난 달에는 통역 알바 하나 때문에 운동을 빠지기도 했고, 운동 가는 이틀 중에 하루는 스터디 일정이 안맞아서 하는둥 마는둥 했었다. 온전히 주2회 2시간을 다 채운건 이번주가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번주 컨디션이 가장 좋다. 몸은 시간과 노력을 배반하지 않는다. (움직이지 않으면 놀라운 속도로 퇴보한다는 점에서 배신감을 느끼기는 한다_-) 

삶의 리듬을 만들어 나간다는 게 힘들지만 어느 정도의 리듬을 만들어내었을 때 그 느낌이 참 좋다. 방학이 3주 절반 정도가 남았고, 이제 개강 이후에는 일단은 주어진 시간표대로 살아야 하고 그 안에서 나의 리듬을 찾아야하는거지. 주6일 수업이라는 중고등학교 때도 안해본 스케줄이지만... (놀토가 언제부터 있었던 건지 기억이 안난다;;) 정작 개강 스타트를 끊고 나면 그냥 정신없이 질주하는 기분일테니, 생활리듬 어쩌고 하는 소리보다 체력관리나 잘 하면 될 것 같다. 

방학의 절반을 보내고 지금에서야 리듬을 찾았다는 것이 조금 크리티컬하긴 하지만;; 이마저도 없이 지나갔었던 지난 두 번의 방학에 비하면 분명 나아졌다! 지난 시간에 비해 조금은 더 나아졌다는 이 느낌이 들 때가 가장 좋다. 더더더 많이 더더더 빨리 나아지고 싶다는 조급증이 찾아올 때도 있지만, 더 멀리 가고 싶다. 

대학 졸업 이후 2년 그 이상을 연속해서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한 적이 없었다. 올 연말 이후 나의 삶이 어디로 흘러갈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남은 2016년을 살고 싶다. 
by 아애 | 2016/08/05 00:00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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