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무라카미하루키
2016/08/05   balance et avancée
2014/01/20   식욕 대!폭!발! [3]
2012/01/20   하루키 아저씨의 양복 이야기 [3]
2010/08/01   일기를 빙자한 revue
2010/07/02   이것도 리뷰랍시고
balance et avancée
강고한 의지를 장기간에 걸쳐 지속시키려고 하면 아무래도 삶의 방식 그 자체의 퀄리티가 문제가 됩니다. 일단은 만전을 기하며 살아갈 것. '만전을 기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다시 말해 영혼을 담는 '틀'인 육체를 어느 정도 확립하고 그것을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밀고 나가는 것, 이라는 게 나의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많은 경우) 지겨울 만큼 질질 끄는 장기전입니다. 게으름 피우지 않고 육체를 잘 유지해나가는 노력 없이, 의지만을 혹은 영혼만을 전향적으로 강고하게 유지한다는 것은 내가 보기에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인생이란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경향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면 인간은 늦건 빠르건 반드시 다른 한쪽에서 날아오는 보복(혹은 반동)을 받게 됩니다. 한쪽 편으로 기울어진 저울은 필연적으로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육체적인 힘과 정신적인 힘은 말하자면 자동차의 양쪽 두 개의 바퀴입니다. 그것이 번갈아 균형을 잡으며 제 기능을 다할 때, 가장 올바른 방향성과 효과적인 힘이 생겨납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중 

하루키도 아저씨가 되어가는 것 같다. 하루키의 에세이를 쭉 읽다보면 이전에 했던 얘기들이 30년 가까이 지나면서 본인의 신념과 가까운 것이 되고, 그것을 반복해서 힘주어 말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대부분, 대체로 이런 것이겠지. 하지만 말한 것처럼 삶이라는 것은 참 지겨울만큼 장기전일테니까. 30년 정도 살고도 '지난하다'는 말이 무엇일지 알 것 같으니 말이다. 

하지만 저 말에 반박할 수는 없다. 반박은 커녕 오히려 맞는 말이라고 느끼고 있으니까. 삶에 있어서 균형은 중요하고, 특히 육체와 정신의 관계라는 측면에서는 더 그렇다. 방학하고 컨디션이 좋아진 것은 수면시간 확보가 가장 크겠지만, 필라테스를 시작하고 일주일에 두 번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삶이 이번주 들어서야 어느 정도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지난 달에는 통역 알바 하나 때문에 운동을 빠지기도 했고, 운동 가는 이틀 중에 하루는 스터디 일정이 안맞아서 하는둥 마는둥 했었다. 온전히 주2회 2시간을 다 채운건 이번주가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번주 컨디션이 가장 좋다. 몸은 시간과 노력을 배반하지 않는다. (움직이지 않으면 놀라운 속도로 퇴보한다는 점에서 배신감을 느끼기는 한다_-) 

삶의 리듬을 만들어 나간다는 게 힘들지만 어느 정도의 리듬을 만들어내었을 때 그 느낌이 참 좋다. 방학이 3주 절반 정도가 남았고, 이제 개강 이후에는 일단은 주어진 시간표대로 살아야 하고 그 안에서 나의 리듬을 찾아야하는거지. 주6일 수업이라는 중고등학교 때도 안해본 스케줄이지만... (놀토가 언제부터 있었던 건지 기억이 안난다;;) 정작 개강 스타트를 끊고 나면 그냥 정신없이 질주하는 기분일테니, 생활리듬 어쩌고 하는 소리보다 체력관리나 잘 하면 될 것 같다. 

방학의 절반을 보내고 지금에서야 리듬을 찾았다는 것이 조금 크리티컬하긴 하지만;; 이마저도 없이 지나갔었던 지난 두 번의 방학에 비하면 분명 나아졌다! 지난 시간에 비해 조금은 더 나아졌다는 이 느낌이 들 때가 가장 좋다. 더더더 많이 더더더 빨리 나아지고 싶다는 조급증이 찾아올 때도 있지만, 더 멀리 가고 싶다. 

대학 졸업 이후 2년 그 이상을 연속해서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한 적이 없었다. 올 연말 이후 나의 삶이 어디로 흘러갈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남은 2016년을 살고 싶다. 
by 아애 | 2016/08/05 00:00 | 트랙백 | 덧글(0)
식욕 대!폭!발!
1.
운동 두 달째. 사람들은 체력이 늘었냐고 물어보지만 나는 어쩐지 식욕이 늘었습니다? 식욕이 늘었는지 식탐이 늘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금요일 을밀대 약속 파토 후 말할 수 없는 상실감을 느끼고 필사적으로 성산동 과메기 섭외를 마쳤다. 그리고 이어지는 닭고기와 조개탕 섭취 후에 이자카야만 두 번 가는 밤을 마쳤다.
술이 덜 깬 상태로 토요일 아침에 운동을 간 후 연남살롱 직행해서 모든 메뉴를 섭렵했다. 단호박숲, 치즈토스트, 단팥죽, 양송이숲, 오레오밀크 모두모두 맛있었다. 단호박스프와 단팥죽은 정말이지 이 가격이란게 믿기지 않고 감사하다 못해 죄송한 맛이었다. 문제는 이렇게 먹어놓고 살롱을 나서니 어쩐지 허기가 져.... 사이코우스시를 가서 짬뽕과 김마끼를 냠냠 먹고 집에 가서 바로 잤다-.-
자다 새벽 1시에 깼는데 어쩐지 또 허기가 져서 어쩐지 집에 있는 치킨을 전자렌지에 돌려먹은건 비밀.

아침에 일어나서 볶음밥 먹고 새벽에 먹고 남은 치킨을 또 돌려먹고 그러다가 밍기적거리고..... 그러다 나가서 커피를 먹고 영화를 보고 숯불갈비를 둘이서 3인분을 먹고 하아...
그리고 월요일에 출근을 하고 또 뭐가 먹고 싶고 구체적으로는 참치와 아보카도가 먹고 싶지만 난 금요일 과메기에서 성산동 호출 멤버 2인 카드를 다 썼고 더이상 쓸 카드가 없고 그래서 서래마을로 갔다?! 참치와 아보카도는 아니지만 방어와 산낙지와 우니를 냠냠 먹었습니다. 밥까지 비벼서... 그래놓고도 뭐가 또 먹고 싶어서 택시를 타고 포장마차를 갔는데 자리가 없고 그럼 감자전을 먹어야겠고 전집을 가다보니 그전에 봉구비어를 가서 김자전 대신 감자튀김을 먹고 맥주를 춉춉 먹고 집에 가는 지하철이랍니다. 휴 길다.


2.
지난주 마의 새벽 세 시를 보낸 이후로 생체리듬이 완전히 망가졌다. 잘 시간에 자고 깰 시간에 깨고 쌀 시간에 싸고 먹을 시간에 먹는 그 모든 리듬이 망가졌다. 아무 때나 먹고 아무 때나 싸고 아무 때나 자고 아무 때나 깬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를 여행 다녀와서 시차적응을 하며 살고 있는 기분이다. 그러나 여행을 다녀와도 이렇게 지속되지는 않았지. 이건 여행이 아니라 삶의 문제다.


3.
어제 밤에는 부득불 늦게 잤다. 지난주 틈틈히 읽던 하루키의 신간 장편소설을 끝까지 읽고 잤다.
어떤 글은 어떤 시간, 어떤 장소에서 읽어야만 한다 혹은 어떤 시간, 어떤 장소에서 읽고 싶지 않다.
어제 밤 읽은 하루키 소설은 그 밤에 다 읽고 싶었다. 그 밤이 아니라면 그다음날 아침 출근길 2호선에서 읽어야 했는데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이백 여 페이지를 한 시간 만에 읽어내리고 마지막 문장에 주인공이 잠을 청하고 나도 잠들었다. 잊지 못할 밤이었다. 그랬어야 했던 밤.

4.
점심 시간에 처음으로 태어날 친구 아가의 양말을 샀다.
by 아애 | 2014/01/20 21:49 | 트랙백 | 덧글(3)
하루키 아저씨의 양복 이야기
요전에 나는 옷장의 옷들을 정리하다가 양복을 다섯 벌이나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넥타이도 스무 개나 있었다. 그러나 기억을 더듬어 보면, 과거 3년 동안 양복을 입은 적은 겨우 한 번밖에 없고, 넥타이 역시 한 해에 몇 번 맬까 말까.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 양복을 가지고 있는 거지 하고 나는 스스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일단 명색이 사회인이니 무슨 때를 위해서 계절마다 양복을 준비해 두는 것은 상식이겠지만, 그것 역시 '흥, 나는 양복 따윈 안 입어.'하고 형식을 거부하면 직업병으로 통하지 않을 것도 없다.

어째서일까 하고 나는 머리를 갸우뚱거리다가 문득 생각났는데(까맣게 잊고 있었다), 마흔 전후쯤 되었을 때 '그래, 이제 내 나이 젊지도 않은데 슬슬 제대로 된 차림을 하고 제대로 어른다운 생활을 하자.'하고 결심했다. 그래서 양복을 맞추고 가죽 구두도 샀다. 마침 로마에 살고 있을 때여서, 적당한 가격으로 아주 좋은 옷을 살 수 있었고, 그런 옷을 입고 '외출할' 장소도 있었다. 이탈리아에서는 괜찮은 옷을 입지 않으면, 레스토랑에 가도 좋지 않은 자리로 안내한다. 이탈리아는 무조건 옷차림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나라로 인격이니 능력이지 하는 일상 생활의 레벨은 전혀 관계가 없다. 무엇이 어찌 되었건, 우선은 외양이다. 그래서 모두 말쑥하게 차려 입고 있다. 뭐, 그건 그것대로 깔끔해서 좋지 않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러나 나는 일본에 돌아와서는 눈 깜짝할 사이에 원래의 청바지와 운동화 생활로 돌아오게 되어, 양복이니 넥타이니 가죽구두니 하는 따위는 까맣게 잊게 되었다.  한심하다.

생각건데, 인간의 실체란 것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그다지 달라지지 않는 것 같다. 무엇인가의 계기로, '자, 오늘부터 달리지자!'하고 굳게 결심하지만, 그 무엇인가가 없어져 버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 마치 형상 기억 합금처럼, 혹은 거북이가 뒷걸음질 쳐서 제 구멍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처럼 엉거주춤 원래의 스타일로 돌아가 버린다. 결심 따위는 어차피 인생의 에너지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

나느 옷장을 열어 거의 팔도 끼어 보지 않은 양복과 주름 하나 없는 넥타이를 앞에 두고 절실하게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과는 반대로 '별로 달라지지 않아도 돼.'하고 생각하고 있으면, 이상하게 사람은 달라져 가는 것이다. 희한한 일이다.

각설하고, 지금까지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양복이라면, 20년쯤 전에 '군산' 신인상을 받을 때, 수상식에 입고 간 올리브 색 면양복이다. 양복이란 것을 가지고 있지 않아 아오야마에서 바겐세일하는 한 가게에 가서 샀다. 거기에다 평소 신던 운동화를 신었다. 그때는 지금부터 뭔가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는가 하면, 음, 확실히 시작되었다고도 할 수 있고, 별로 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도 할 수 있고, 흐음, 잘 표현할 수가 없군.

<무라카미 라디오> 중에서
by 아애 | 2012/01/20 10:49 | 트랙백 | 덧글(3)
일기를 빙자한 revue

을왕리 해수욕장을 다녀왔다, 라기보다는 찍고 왔다. 가서 조개구이만 후루룩 먹고 바로 돌아왔어.
사람들과 파라솔과 텐트가 돗대기 시장마냥 널려 있어서 5초 이상 있는게 힘들었다.
그래도 바다 구경하러 갔다오는 도중에 본 파란 벼들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공항버스가 7월 1일부터 만원으로 올랐다는 사실을 충격적이었지만-.-
오고 가는 길에 인천공항을 들렀는데, 역시 난 공항을 느무 좋아해. 당장이라도 떠날 것 같은 긴장되고 설레는 공기가 응축되어 있다, 그곳은.

오는 길에 1Q84 3권을 읽기 시작해서 조금 전까지 다 읽어버렸다.
지난 번에도 썼지만, 무라카미 하루키 이사람 역시 대단하다. 740페이지를 한 호흡에 다 읽게 해버리는 힘이 있다.
1Q84년(혹은 고양이 마을)의 이야기는 어제 본 인셉션보다 더 현실감이 없지만, 그 현실감 없는 세계에 몰입하게 하는 힘은 작가가 얼마나 이야기꾼이냐의 차이도 있겠고, 소설과 영화라는 애초부터 매체의 차이도 큰 것 같다. 소설은 각자의 호흡대로 차근차근 따라오게 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서술자가 이야기해 줄 수 있지만 영화는 정해진 시간 내에 서술자 없이, 인물들의 대사나 상황만으로 설정을 따라오게 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는 것이다.

1Q84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식의 하루키 소설의 총체라고 해도 좋을만큼 하루키적이지만, 이후로 그의 작품을 기다린다거나 다시 읽는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와서 뜬금없는 서술자의 개입이 나에게 주는 하루키적 매력을 망쳐버렸기 때문. 쭉 잘 오다가 호흡이 툭- 끊어진 느낌. 물론 거기서도 이야기는 잘 전개되어 나가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게 했지만.
후카에리가 어떻게 됐는지, 덴고의 연상의 유부녀는 어떻게 상실된건지, 아오마메의 친구 여경은 왜 교살되었는지, 그리고 리틀 피플이 만든 마지막 공기번데기는 무엇인지는 끝끝내 모른채로 소설은 끝났지만, 체호프의 말처럼 모든 권총은 불을 뿜기 위해 소설 속에 등장하는 것은 아니니까. 실제로 아오마메의 권총은 끝까지 탄알 한 발 쏘는 일 없이 소설이 끝났다.

가슴 뛰게 하는 몇 구절인가도 만났지만 그건 지극히 하루키적 사랑 얘기다.
나는 다마루가 좋아. 으헤헤

by 아애 | 2010/08/01 02:28 | brouillon | 트랙백 | 덧글(0)
이것도 리뷰랍시고

역시 시험기간이 끝나고 학기가 끝나니까 무서우리만치 글자가 읽히지 않는다.
이럴 때는 추리소설 같이 아무 생각 없이 책장이 휙휙- 넘어가는 글이 쵝오! 라지만 추리소설 고르기도 귀찮아서 속초에 가져갔던 하루키 에세이 <오블라디 오블라다 인생은 브래지어 위를 흐른다>에 이어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를 후딱 다 읽었다.

나도 즐겁게 살고 싶다.
마음이 좋게 좋게 흘러가려면 난 역시 몸을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이번주 요가를 한 번 갔네. 자전거 한 번 타고.
제때 자고 제때 일어나서 아침 점심 저녁을 대체로 정해진 시간에 먹고, 그 와중에 집밥은 최소 1끼 이상 포함되고, 일주일에 한 두번 쯤 사람을 만나는 사이클이 나에게는 가장 이상적이다.
그런데 이번 주는 월, 화, 수, 목 내내 저녁 약속이 있어서 11시 이후로 귀가하고, 아침은 한 끼도 못 먹었고, 집 밥은 일 주일만에 처음으로 오늘 점심으로 시래기국을 먹었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아침밥을 먹고 빈둥거려야지.
내일은 토요일이다.

by 아애 | 2010/07/02 21:49 | brouillon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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