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운동
2017/04/29   뿌듯한 밤 [2]
2017/04/03   운동 이야기 잠깐
2016/08/05   balance et avancée
뿌듯한 밤
일희일비가 인생 테마인듯. 

어제 밤에는 통역이 예전 회사 근처에 있어서 일 끝나고 전직장 상사를 만났다. 정확히는 내 바로 위 보스는 아녔고 업무가 굉장히 많이 얽혀있는 옆팀 매니저. 내 직속상사들은 지금은 모두 다른 곳에서 일하심ㅋㅋ 이 분은 알고보니 학부 선배님이셨고 학연이 있기도 하지만은 그 외에도 성격이 사실 제일 잘 맞아서 일할 때도 많이 예뻐해주셨다. 통대 끝나고 처음 만나서 옛날 회사 얘기, 지금 그곳 회사 얘기, 나 일하는 얘기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저녁을 먹었는데 내가 그래도 회사 다닌 시간이 헛되지 않구나. 업무로도 많이 배우고 회사 생활에 대해서도 배운 시간 외에 이렇게 사람이 남았구나 싶어서 기뻤다. 
예전 직장 얘기하면 진짜 한도 끝도 없는데 이제 이미 너무 오래전 이야기이다. 

그리고 오늘은 처음으로 이력서에 기념비적인 한 줄을 만든 날이었다. 통역사로서 첫 발자국을 뗀 느낌인데 이게 마지막 발자국은 아니겠지ㅋㅋㅋㅋㅋ 통대에서 2년 총 4학기 중 2학기를 배웠던 선생님과 함께 나란히 앉아 통역을 한 날이었다. 1학년 1학기와 마지막 4학기를 배웠던 선생님인데 너무 멋있으신 분이라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데 선생님을 이렇게 뵙게 되니 정말 감개무량했다. 

통대 다니면서 운 적이 딱 한 번 있는데, 그 날이 생각난다. 
수업 준비를 하면서 프랑스어 스피치 유투브 동영상 스크립트를 따다따다 200번 들어도 안들리는 부분들이 있어서 프랑스 교수님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선생님과 빈 강의실에 앉아 구멍난 스크립트를 채우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다 도와주시고 나서 혹시 개인적으로 한 마디 해도 되겠냐고 물어보셨다. 요즘 스트레스 엄청 많이 받고 있는게 느껴지고 2학년이 막 되어서 갑자기 수업 강도가 달라지고 이런저런 압박을 많이 받고 있겠지만 너는 잘하고 있다. 너무 스트레스 많이 받지 말고 잠 푹 잘고 밥도 잘 챙겨먹고 간간히 운동도 하라고 말씀해 주셨지. 하지만 뒤에 세 개는 나머지 1년 동안 지키지 못했다 ㅋㅋㅋㅋ 선생님이 저 말씀을 하시는 동안 나는 갑자기 눈물이 터지더니 걷잡을 수 없어져서... 눈알이 빨개지도록 울었던 기억이 난다. 선생님이 이야기해주기 전까지는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나도 몰랐던 것. 성인이 되고 나서 남앞에서 그렇게 울어본 게 처음이었던 것 같다. (남자친구 제외) 당황해서 눈물을 멈추려고 해도 멈춰지지 않았던 그 강의실의 풍경이 새삼 떠올랐었다. 


아참, 그리고 뿌듯한 또다른 일은 오늘 일이 생각보다 훠어어얼씬 일찍 끝나서 체육관을 갔다! 못갈지 알았는데! 
운동 슬럼프도 뛰어넘은 것 같다. 오늘 코치 선생님한테 처음으로 칭찬 들음ㅠㅠㅠㅠ 
이러다 또 훅 꺼지는 시간이 또 오기도 하겠지만은 그건 또 그때 가서 슬퍼하련다. 
오늘만큼은 기쁜 마음으로 잘테다. 

by 김첨지 | 2017/04/29 01:33 | 트랙백 | 덧글(2)
운동 이야기 잠깐
이제 하다하다 운동까지 약간 슬럼프.. 

코치 선생님은 나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내 스스로가 나아지는걸 잘 못 느끼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를 원하는데 그게 없으니 괴로와. 
그래서 운동할 때 자꾸 딴 생각하고.. 오늘은 동작 중에 잠깐 딴 생각했더니 선생님이 기절하는 줄 알았다고 한다;;; 
이런 시기가 와도 주3회 빼먹지 않고 체육관 가는 것만이 나아지는 길이다... 

복식호흡은 너무 어렵다. 호흡 시키면 못하는데 동작하면서 하면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겠는데 선생님이 맞게 하고 있다고;;
나도 모르게 살라고 하는가봉가.. 이게 다 무엇인가. 제대로 알고 하고 싶은데 내 몸을 내가 제어를 못한다. 
내 몸을 정확히 내가 제어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지금 운동을 하고 있는 건데 말이지. 

체육관 가는 시간만은 해방감을 느꼈었는데 이제 체육관 뽕이 다한 것 같아서 무지 슬프다......
선생님이 이번달까지만 GFM하고 다음달부터는 케틀벨 수업으로 넘어가도 된다고 했는데 케틀벨 하면 좀 나아질런가. 
by 김첨지 | 2017/04/03 23:23 | 트랙백 | 덧글(0)
balance et avancée
강고한 의지를 장기간에 걸쳐 지속시키려고 하면 아무래도 삶의 방식 그 자체의 퀄리티가 문제가 됩니다. 일단은 만전을 기하며 살아갈 것. '만전을 기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다시 말해 영혼을 담는 '틀'인 육체를 어느 정도 확립하고 그것을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밀고 나가는 것, 이라는 게 나의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많은 경우) 지겨울 만큼 질질 끄는 장기전입니다. 게으름 피우지 않고 육체를 잘 유지해나가는 노력 없이, 의지만을 혹은 영혼만을 전향적으로 강고하게 유지한다는 것은 내가 보기에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인생이란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경향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면 인간은 늦건 빠르건 반드시 다른 한쪽에서 날아오는 보복(혹은 반동)을 받게 됩니다. 한쪽 편으로 기울어진 저울은 필연적으로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육체적인 힘과 정신적인 힘은 말하자면 자동차의 양쪽 두 개의 바퀴입니다. 그것이 번갈아 균형을 잡으며 제 기능을 다할 때, 가장 올바른 방향성과 효과적인 힘이 생겨납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중 

하루키도 아저씨가 되어가는 것 같다. 하루키의 에세이를 쭉 읽다보면 이전에 했던 얘기들이 30년 가까이 지나면서 본인의 신념과 가까운 것이 되고, 그것을 반복해서 힘주어 말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대부분, 대체로 이런 것이겠지. 하지만 말한 것처럼 삶이라는 것은 참 지겨울만큼 장기전일테니까. 30년 정도 살고도 '지난하다'는 말이 무엇일지 알 것 같으니 말이다. 

하지만 저 말에 반박할 수는 없다. 반박은 커녕 오히려 맞는 말이라고 느끼고 있으니까. 삶에 있어서 균형은 중요하고, 특히 육체와 정신의 관계라는 측면에서는 더 그렇다. 방학하고 컨디션이 좋아진 것은 수면시간 확보가 가장 크겠지만, 필라테스를 시작하고 일주일에 두 번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삶이 이번주 들어서야 어느 정도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지난 달에는 통역 알바 하나 때문에 운동을 빠지기도 했고, 운동 가는 이틀 중에 하루는 스터디 일정이 안맞아서 하는둥 마는둥 했었다. 온전히 주2회 2시간을 다 채운건 이번주가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번주 컨디션이 가장 좋다. 몸은 시간과 노력을 배반하지 않는다. (움직이지 않으면 놀라운 속도로 퇴보한다는 점에서 배신감을 느끼기는 한다_-) 

삶의 리듬을 만들어 나간다는 게 힘들지만 어느 정도의 리듬을 만들어내었을 때 그 느낌이 참 좋다. 방학이 3주 절반 정도가 남았고, 이제 개강 이후에는 일단은 주어진 시간표대로 살아야 하고 그 안에서 나의 리듬을 찾아야하는거지. 주6일 수업이라는 중고등학교 때도 안해본 스케줄이지만... (놀토가 언제부터 있었던 건지 기억이 안난다;;) 정작 개강 스타트를 끊고 나면 그냥 정신없이 질주하는 기분일테니, 생활리듬 어쩌고 하는 소리보다 체력관리나 잘 하면 될 것 같다. 

방학의 절반을 보내고 지금에서야 리듬을 찾았다는 것이 조금 크리티컬하긴 하지만;; 이마저도 없이 지나갔었던 지난 두 번의 방학에 비하면 분명 나아졌다! 지난 시간에 비해 조금은 더 나아졌다는 이 느낌이 들 때가 가장 좋다. 더더더 많이 더더더 빨리 나아지고 싶다는 조급증이 찾아올 때도 있지만, 더 멀리 가고 싶다. 

대학 졸업 이후 2년 그 이상을 연속해서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한 적이 없었다. 올 연말 이후 나의 삶이 어디로 흘러갈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남은 2016년을 살고 싶다. 
by 아애 | 2016/08/05 00:00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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