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1q84
2010/08/01   일기를 빙자한 revue
일기를 빙자한 revue

을왕리 해수욕장을 다녀왔다, 라기보다는 찍고 왔다. 가서 조개구이만 후루룩 먹고 바로 돌아왔어.
사람들과 파라솔과 텐트가 돗대기 시장마냥 널려 있어서 5초 이상 있는게 힘들었다.
그래도 바다 구경하러 갔다오는 도중에 본 파란 벼들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공항버스가 7월 1일부터 만원으로 올랐다는 사실을 충격적이었지만-.-
오고 가는 길에 인천공항을 들렀는데, 역시 난 공항을 느무 좋아해. 당장이라도 떠날 것 같은 긴장되고 설레는 공기가 응축되어 있다, 그곳은.

오는 길에 1Q84 3권을 읽기 시작해서 조금 전까지 다 읽어버렸다.
지난 번에도 썼지만, 무라카미 하루키 이사람 역시 대단하다. 740페이지를 한 호흡에 다 읽게 해버리는 힘이 있다.
1Q84년(혹은 고양이 마을)의 이야기는 어제 본 인셉션보다 더 현실감이 없지만, 그 현실감 없는 세계에 몰입하게 하는 힘은 작가가 얼마나 이야기꾼이냐의 차이도 있겠고, 소설과 영화라는 애초부터 매체의 차이도 큰 것 같다. 소설은 각자의 호흡대로 차근차근 따라오게 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서술자가 이야기해 줄 수 있지만 영화는 정해진 시간 내에 서술자 없이, 인물들의 대사나 상황만으로 설정을 따라오게 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는 것이다.

1Q84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식의 하루키 소설의 총체라고 해도 좋을만큼 하루키적이지만, 이후로 그의 작품을 기다린다거나 다시 읽는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와서 뜬금없는 서술자의 개입이 나에게 주는 하루키적 매력을 망쳐버렸기 때문. 쭉 잘 오다가 호흡이 툭- 끊어진 느낌. 물론 거기서도 이야기는 잘 전개되어 나가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게 했지만.
후카에리가 어떻게 됐는지, 덴고의 연상의 유부녀는 어떻게 상실된건지, 아오마메의 친구 여경은 왜 교살되었는지, 그리고 리틀 피플이 만든 마지막 공기번데기는 무엇인지는 끝끝내 모른채로 소설은 끝났지만, 체호프의 말처럼 모든 권총은 불을 뿜기 위해 소설 속에 등장하는 것은 아니니까. 실제로 아오마메의 권총은 끝까지 탄알 한 발 쏘는 일 없이 소설이 끝났다.

가슴 뛰게 하는 몇 구절인가도 만났지만 그건 지극히 하루키적 사랑 얘기다.
나는 다마루가 좋아. 으헤헤

by 아애 | 2010/08/01 02:28 | brouillon | 트랙백 | 덧글(0)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



나는 나의 길을 간다
by 김첨지
Calendar
카테고리
전체
la vie continue
brouillon
ebenezer
최근 등록된 덧글
미드 보면서도 저 대사 ..
by 김첨지 at 05/14
영어 책을 읽어봐
by 솝 at 05/14
이미 추리소설도 시도해..
by 김첨지 at 05/13
그럴땐 역시 추리소설!
by 로로 at 05/13
쇼미더머니 안봐서 뭔 ..
by 김첨지 at 05/01
이글루 파인더

태그
아Q정전中 지정생존자 운동 뚝뚝 수영 GFM 다시는하지않겠다ㅋㅋㅋ 2012프로야구 아이폰으로 결심따위에너지낭비구나 부산 무라카미하루키 compte_rendu 통역 라오스 인생의큰깨달음 번역 요가녀again 무라카미라디오 papier-modelle 넷플릭스 고향 크로스핏 사진 밀레 루쉰 기억할것 심윤경 양복이야기 통역사
전체보기
rss

skin by zodiac47